Hwang Do You: East of Eden

19 August - 19 September 2026
  • Overview

    화면 위에서 동물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스쳐 지나가며, 긴장 속에서 마주 선다. 먹이를 쫓는 순간과 몸을 숨기는 움직임, 잠시 멈춘 시선까지. 그 모든 순간들이 생존과 순환, 긴장과 공존이 교차하는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그러나 황도유의 회화는 자연의 질서를 재현하거나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존재가 지닌 의미보다, 서로 다른 대상들이 맺고 있는 관계와 그 관계가 만들어내는 회화적 풍경이다. 서로를 향한 움직임은 긴장을 만들고, 각각의 형상들은 하나의 질서 안에서 공존하며 살아 있는 세계를 형성한다.

    황도유는 오랫동안 회화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에 주목해 왔다. 이전 연작 〈서른세송이〉가 정적인 꽃을 통해 화면의 밀도와 물성을 탐구했다면, 《에덴의 동쪽》은 보다 역동적인 동물들을 통해 흐름과 긴장을 확장한다. 손이 남기는 흔적과 완전히 닫히지 않은 표현은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회화가 살아 움직이는 방식이다. 작가가 말하는 '미완의 표현성'은 완결을 넘어서는 가능성이며, 손의 불완전함이 만들어내는 생동감이며, 반복되는 붓질과 그 위에 쌓여가는 시간은 대상을 설명하기보다 회화 자체의 감각을 드러낸다.

    소설 『에덴의 동쪽』에서 제목을 가져온 이번 전시는 원작의 서사를 옮겨 놓기보다, 그 제목이 환기하는 근원적인 감각만을 빌려와 다양한 존재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관계를 맺고 변화하는 장면을 펼쳐 보인다. 이 장면은 고정된 의미를 향해 닫히지 않고,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황도유는 회화를 하나의 살아 있는 장으로 열어 두며, 그 안에서 우리는 존재들 사이의 흐름을 바라보는 방식뿐 아니라, 화면이 스스로 호흡하고 생성하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 Installation shots
  •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