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Taehoon: Obsesstopia

14 May - 13 June 2026
  • Overview

    강박은 반복을 낳고, 반복은 화면을 가득 채운다. 박태훈의 회화는 설정된 구조 안에서 이러한 반복과 축적이 이루어지는 과정 위에 놓인다. 형상과 색은 끊임없이 더해지고 겹쳐지며 레이어를 이루고, 그 안에서 서로를 밀어내고 끌어당기며 관계를 형성한다. 이 관계는 고정되지 않은 채 변형을 이어가며, 어떤 질서를 만들어내는 듯하다가도 이내 어긋나 다른 흐름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형성된 화면은 하나의 완결된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되는 과정으로 남는다.

     

    작업의 출발점에는 인간에 대한 질문이 놓여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반복하고 더 많은 것을 향해 움직이는가. 무엇을 위해 이 과정을 이어가는지 분명히 알지 못한 채 그저 계속해서 나아간다. 더 많은 것과 더 나은 상태를 향한다고 믿지만 그 방향은 쉽게 고정되지 않고, 그 흐름은 멈추지 않으며 이어져 하나의 상태를 형성한다. 그 안에서 불안과 긴장은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며, 반복처럼 보이는 이 과정 속에서도 감각은 미세하게 변화하고 그 차이는 다시 다음으로 이어진다. 박태훈의 작업은 바로 이 흐름을 하나의 행위로 전환하며, 화면 위에는 완결된 결과가 아니라 방향을 알 수 없는 움직임이 축적된 흔적이 남는다. 결국 반복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인간이 놓여 있는 상태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Obsesstopia》는 ‘Obsession(강박)’과 ‘-topia(관념적 공간)’를 결합한 개념으로, 작가가 구축해온 내적 세계를 지칭한다. 이 세계는 화면 위에서 전개되는 움직임과 관계의 흐름이 하나의 장으로 응축된 구조로, 고정된 형상이나 결론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형되는 상태에 가깝다. 세계는 하나의 완결된 실체라기보다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인식은 작가의 작업이 펼쳐내는 화면과 맞닿아 있다. 전시는 화면을 가득 채운 요소들 사이를 따라가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흐름과 긴장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장면은 하나의 의미로 수렴되지 않은 채 남아, 우리에게 되묻는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 Installation shots
  • Selected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