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박태훈, 곽철안, 김정아, 오유경, 김아라, 키미작, 박예림
‘삶 속의 예술'을 선보이는 김리아갤러리는 2023년 4월 6일부터 5월 6일까지 7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 [Atmosphere: 분위기]를 개최합니다. 이번 단체전은 색, 빛, 질감, 물성, 시적인 내러티브 등의 주제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의 평면, 입체작업이 함께 전시됩니다. 작가들의 평면 회화와 입체작업이 한 공간에 전시되어 각각의 작품을 즐기는 것과 동시에, 서로 관계를 맺으며 함께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평면 회화를 전시하는 박태훈 작가는 노동집약적인 작업 과정을 통해 수많은 속성과 가치가 충돌하는 새로운 세계, ‘Parktaeria(박테리아)’를 캔버스 위에 창조합니다.
여러 요소가 얽혀있는 박태훈 작가의 작품과 함께 전시되는 곽철안 작가의 작품은 단순하면서 묵직한 덩어리의 일획의 오브제로 공간에 새로운 파동을 선사합니다. 마치 달팽이가 천천히 움직이며 나타나는 궤적 같은 조각의 에너지는 그 단일한 색과 획으로 때로는 공간을 채우기도 비워 내기도 합니다.
김정아 작가는 고유한 감각적인 인지 과정으로 찾은 다양한 재료와 소재, 경험과 감정을 일랑거리는 손놀림으로 평면위에 안착시켜 모호한 경계에 있는 아름다운 화면을 완성합니다. 방랑자와 같은 시점으로 시간과 공간을 탐험하는 김정아 작가의 작품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 있으며 작품 속 내러티브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풍부한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오유경 작가는 이번 전시작 <바람의 탑> 조각 시리즈에서 아버지의 공장에서 정리한 부품과 작가가 기존에 사용했던 크리스탈 볼, 나무 등을 반복해서 조합하고 쌓아 올려 작품을 완성합니다. 그 과정에서 각기 다른 개체들의 에너지가 상호작용하며 세상의 다양한 관계와 순환을 시적으로 이야기합니다.
한국의 문양과 색감, 건축 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소재로 회화, 조각, 설치 작업을 하는 김아라작가의 작업을 통해서는 웅장하지만 고요하게 자리하고 있는 한국 고건축의 평온함이 느끼실 수 있습니다. 김아라 작가와 함께 전시하는 키미작 작가는 이방인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풍경을 대비된 색채를 통해 초현실적으로 표현하는 회화작업과 더불어 한국의 전통상인 ‘소반'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수 겹의 옻칠로 마무리된 키미작 작가의 소반은 작가의 회화작업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색감이 공간에 조각이 되는 일상의 물건으로 재탄생합니다.
박예림 작가는 모래라는 재료가 종이에 붙으며 우연적으로 만들어내는 형상과 질감을 통해 자연의 에너지를 표현합니다. 모래와 먹을 함께 사용해 완성되는 감각적인 추상화로서의 새로운 동양화는 자연이 품고 있는 활발한 에너지를 연상시킵니다. 박예림 작가의 작품과 통일신라시대의 돌이 하나의 조각으로 전시됩니다. 당시 석탑 또는 건축물의 한 부분으로 추정되는 조형적인 토막은 그 자체로도 조각적인 요소와 시간의 힘을 품고 있습니다.
예술작품은 공간의 분위기(atmosphere)를 변화시키는 모멘텀이 됩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7명 작가의 작품들은 각각이 아름다운 예술 작품입니다. 이러한 작품들을 한 공간에 조화롭게 전시해 관람객의 예술작품에 대한 감각적 인지과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시각적으로만 경험하는 작품이 아닌, 공간 안에서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전시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