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보통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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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view
김리아갤러리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전시로 이슬아 개인전 ‘Ordinary days’(보통의 날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우리가 흔히 스쳐 지나가는 하루의 작은 장면들을 회화로 담아낸 작가의 최근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슬아는 익숙함 아래 숨은 풍경과 감각 속에도 사실은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본질이 잠들어 있다고 말한다. 그의 회화는 그 미세한 흔적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일상의 주변부에 머물던 감각들을 현재로 불러낸다. 그렇게 캔버스 위에 포착된 순간들은 각자가 지나온 하루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고, 반복되는 시간 속에 숨어 있던 섬세한 결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작가가 일상 속에서 발견한 사소하지만 특별한 순간들—막 피어난 푸른 잎, 어제보다 따뜻한 바람, 블라인드 사이로 부서지는 햇빛—을 담아,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작가만의 감각과 온기로 화면에 풀어낸다. 이는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어쩐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하루를 만들어준, 사소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바라보게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월별 연작은 이러한 감각적 기록의 집적이다. 작가는 한 해 동안 마주한 풍경의 변화를 매월의 장면으로 기록해, 관람객이 특정 달의 작품 앞에서 자신의 기억과 시간의 결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구성했다. 더불어 이번 전시에 맞추어 제작된 캘린더는 연작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해, 한 해의 리듬을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처럼 전시를 확장한다.
‘Ordinary Days’(보통의 날들)은 연말이라는 시간성과도 맞닿아 있다. 한 해를 돌아보는 마지막 달, 이슬아의 회화는 반복되는 하루가 결국 수많은 작은 기적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상기시킨다. 달력 속 단순한 숫자들의 나열처럼 보이는 일상은 사실 감각, 기억, 경험들이 촘촘히 쌓여 형성한 또 하나의 풍경이다. 관람객은 이 전시를 통해 ‘보통의 날들’이 지닌 조용한 힘과 연속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평범한 하루들이야말로 우리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은 바탕이 되어줌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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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sh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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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Wor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