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 qui fut sans lumiè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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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view
2025년 봄의 한가운데, 김리아갤러리에서는 이은영, 오다교, 박예림 3인의 작가와 함께하는 기획전 <빛 없이 있던 것>이 펼쳐집니다(2025. 4.25~ 5.24). 자연, 시간, 존재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저마다의 조형 언어로 꾸준히 버무려온 세 작가는 ‘흙’을 느슨한 공통 분모로 지닌 채 자신만의 영감과 호흡으로 온전히 공간을 채우지만, 그러면서도 전시 풍경을 전체적으로 보노라면 마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된 반짝이는 대화의 고리처럼 유기적인 공감대도 은은하게 엿보입니다. 이는 아마도 작가들의 부단한 창조적 여정이 인간이 본능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진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의 본질에 가까이 가려는 ‘몸짓들’이라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물의 보이는 면은 그저 하나의 단면일 뿐이고 흩어지는 심상들로 점철된 우리네 기억은 결코 완전하거나 순수한 회상이 아님을 잘 알면서도 자신들이 마주한 어떤 순간에서 비롯된 무형의 감각과 추억으로부터 형상을 빚어내려는 몸부림에 다름 아닙니다. 안쓰럽도록 무한히 되풀이되는 존재의 근원을 향한 꿈과 회상을 주제로 삼은 프랑스 시인 이브 본푸아(1923-2016)의 시집 <빛 없이 있던 것(Ce qui fut sans lumière)>에서 이번 전시의 제목을 가져온 배경이기도 합니다. ‘현존(presence)의 시인’이라는 수식어를 지녔던 이브 본푸아는 사물의 심층에 닿을 수 없는 회상의 무력함 속에서도 ‘현재’의 어느 한순간에 순수하게 다다르고자 애쓰는 ‘오래된 꿈’을 노래하며 시의 공간 속에서 그의 몸짓을 이어 나갑니다. “존재의 심연을 단순히 꿈꾸는 대신, 행동으로 실천하고 상상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 시인처럼 이은영, 오다교, 박예림은 영원을 향해 거듭나는 ‘찰나’를 시공간에 조각하듯 창조적 모색의 몸짓을 펼쳐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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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sh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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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works
